"1일3깡"에 어느새 1000만뷰···10년 부진 '깡'으로 뒤집은 비

작성자
sajwndfl
작성일
2020-05-22 13:51
조회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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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 '깡' 뮤직비디오. 과장된 표정과 안무 등이 '댓글놀이' 바람을 불러왔다. [유튜브 캡처]


노래 가사가 주문이었나. 2017년 12월 1일 발표한 노래 ‘깡’으로 가수 비(38ㆍ정지훈)가 다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다시 돌아왔지”로 시작하는 ‘깡’의 가사는 “15년을 뛰어 모두가 인정해, 내 몸의 가치 (…) 재등장과 동시 완전 물 만나 (…) 무대를 다시 한번 적시지, 레인이펙트, 나 비 효과”로 이어진다. “왕의 귀환”을 외친 노래 가사 그대로 비의 인기가 재점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출발은 유튜브에 공개된 ‘깡’ 뮤직비디오였다. 21일 낮 12시 현재 조회수는 952만뷰. 여기에 달린 댓글이 9만9500개를 넘어섰을 만큼 반응이 뜨겁다. 도대체 왜 ‘깡’의 비에 대중이 다시 열광하는 걸까, 그 요인을 짚어본다.

①‘댓글놀이’의 장


‘깡’의 뮤직비디오에 대한 반응은 혹평에서 시작됐다. 남성미를 내세운 과장된 안무, 허세로 넘친 가사, 카메라를 바라보는 비의 너무 진지하고 강렬한 눈빛 등이 ‘멋지다’보다는 ‘웃기다’는 반응을 끌어낸 것이다.

2002년 솔로가수로 데뷔한 비는 ‘나쁜 남자’(2002), ‘태양을 피하는 방법’(2003), ‘It’s Raining’(2005), ‘Rainism’(2008) 등으로 톱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2010년대 들어서선 그렇다할 히트곡이 없었다. 2014년 ‘30 sexy’, ‘La Song’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신곡 ‘깡’도 그렇게 잊혀지려나 싶었는데,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 ‘호박전시현’에 업로드된 ‘1일 1깡 여고생의 깡(Rain-Gang) 커버’ 영상이 주목을 받으며 갑작스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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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인스타그램. '깡'의 '밈(Meme)' 문화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②조롱을 이긴 자존감


비웃음과 조롱으로 시작된 ‘깡’과 비에 대한 반응이 호평으로 급반전하게 된 데는 지난 1일 통계청이 ‘깡’에 단 댓글의 영향이 크다. 유튜브 채널의 ‘깡’ 뮤직비디오 영상에 “통계청에서 ‘깡’ 조사 나왔다. 2020년 5월 1일 오전 10시 기준 비(RAIN)-깡 GANG Official M/V 조회수 6,859,592회다. 39.831UBD다”라고 댓글을 단 것이다. ‘UBD’는 비가 주연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2019)의 관객 수(17만 2212명)를 가리키는 인터넷 용어로, 흥행 참패를 조롱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 ‘깡’을 두고 ‘댓글 놀이’를 즐겼던 네티즌들이었지만, 통계청의 ‘놀림’에는 발끈했다. “국가기관이 국민 개인을 조롱하다니…”라며 분노를 드러냈고, 결국 통계청은 지난 5일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댓글을 단 점 깊이 반성한다”며 공식사과까지 했다.

이렇게 대중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게 된 비는 지난 15일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 출연해 솔직하고 유연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호감과 찬사 분위기로 완전히 돌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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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MBC ‘놀면 뭐하니’에 출연한 비.‘깡’에 대해 ’요즘 사람들이 보기 별로였던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댓글을 즐기는 여유있는 모습으로 유쾌한 웃음을 끌어냈다. [사진 MBC]


이날 방송에서 비는 “‘깡’이 요즘 사람들이 보기 별로였던 거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요새는 예능보다 댓글 읽는 것이 더 재미있다”며 자신의 희화화하는 세태를 ‘쿨’하게 받아들였다. 또 진성팬이 올렸다는 ‘비 시무 20조’의 ‘꾸러기 표정 금지’ ‘입술 깨물기 금지’ ‘화려한 조명 그만’ 등에 대해서도 재치있게 대응하며 유쾌한 웃음을 만들어냈다. 방송이 끝난 뒤 각 인터넷 커뮤니티마다 “조롱 많이 받는다고 해서 멘탈 괜찮을까 걱정했는데… 급 덕질 시작했어요” “정말 솔직하고 털털하고 자존감도 높네요. 진짜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등의 호평이 줄을 이었다.

이영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코믹 코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희극의 핵심”이라며 “비도 이런 방식으로 호감을 끌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③위기 극복의 아이콘


비에 열광하는 대중의 심리에는 비를 10년이란 긴 슬럼프를 딛고 일어선 ‘위기 극복의 아이콘’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한몫 한다.

2006년 아시아 연예인 최초로 ‘타임 100’에 선정됐고 2011년 두 번째로 ‘타임100’에 뽑히며 시대를 풍미했던 ‘월드스타’ 비는 최근 10년 동안 음반과 드라마ㆍ영화 등에서 실패를 거듭하며 ‘한물 간 스타’ 취급을 받았다. 더욱이 2017년 톱 배우 김태희와 결혼한 뒤론 시기ㆍ질투가 섞인 악평까지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놀면 뭐하니’에서 비가 전성기에 버금가는 춤 실력을 보여주면서 대중은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있었던 비를 읽어냈다. 이는 “자기관리의 끝판왕” “역시 유지하고 노력하면 기회가 오나보다” 등의 댓글로 이어졌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힘든 시간을 겪고 이겨낸 사람에 대한 대중의 호감이 크다. 특히 취업난과 코로나19 등에 시달리는 요즘, 슬럼프를 극복하고 있는 비에 대리만족하고 싶어하는 심리도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또 “별 잘못이 없는 비를 오랜 기간 놀림거리로 삼았는데도 비가 기분 나빠하지 않고 성숙하게 반응한 것도 대중의 마음을 바꿔놓았다”고 덧붙였다.

모바일카지노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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