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강간상황극?…한밤 초인종 누른 남자들 "조건만남 하자"

작성자
sajwndfl
작성일
2020-07-27 11:28
조회
16
밤부터 오전까지 낯선 남성 6명 초인종 눌러
초등학생 자녀 둔 집주인 "불안하다" 신고
한 남성 "채팅앱 '미성년여성'이 주소 알려줘"
"조건만남 요구…공동현관 비번도" 주장
경찰 "주거침입 미수 간접정범 용의자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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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 이미지. [중앙포토]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한 아파트단지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한밤중 낯선 남성들이 잇따라 초인종을 누르며 다짜고짜 집에 들어오려고 해서다. A씨는 2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알지도 못하는 남성들이 우리 집에 들어오려 했다는 말을 전해 들은 후론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불안에 떨고 있다"며 "만약 내가 없었으면 집사람이나 애들이 나갔을 텐데, 아내와 아이들만 두고 집을 비우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A씨 신고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은 일요일인 지난 19일 발생했다. 이날 각기 다른 남성들이 오전 1시, 2시30분, 4시50분, 5시 네 차례에 걸쳐 A씨 집 초인종을 눌렀다. 이들은 A씨 집 문이 열리길 기다리다가 인기척이 없자 발길을 돌렸다. "모두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자들로, 새벽 시간대라 문을 열고 나가 보거나 대처하지 않았다"고 A씨는 전했다.

하지만 날이 밝아서도 두 명의 불청객 발길이 이어졌다. 이를 수상히 여긴 A씨는 이번에는 문밖으로 나가 누군지 확인했다. 앞서 오전 10시30분께 한 남성이 초인종을 눌렀지만, A씨가 문을 열고 "누구냐"고 묻자 그는 "친구 보러 왔다. 친구가 집 주소를 여기(A씨 집)로 알려줬다"고 답하더니 서둘러 자리를 떴다고 한다.

이후 30분 뒤인 오전 11시께 또 다른 남성이 A씨 집 초인종을 눌렀다. 이 남성도 처음에는 "친구가 보내서 왔다"고 둘러대다가 A씨가 "도대체 어떤 친구냐"고 물었더니 충격적인 답이 돌아왔다. "익명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채팅 앱에서 본인을 미성년 여성이라고 소개한 상대방이 '조건 만남을 하자'며 A씨 집 주소를 알려줬다"는 말이었다.

깜짝 놀란 A씨는 이 남성을 경찰에 넘겼다. A씨는 "이들이 나눈 대화를 보니 (A씨 집 아파트 통로로 연결되는) 공동현관 비밀번호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A씨 아파트는 1층 현관 출입문에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출입할 수 있는데,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성매매를 조건으로 A씨 집 주소와 함께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퍼뜨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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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부경찰서. [뉴스1]


광주 북부경찰서는 랜덤 채팅 앱(불특정 인물과 무작위 만남을 주선하는 프로그램)에서 대화한 남성들에게 거짓 주소를 알려주고 그 집에 허락 없이 들어가도록 유도한 용의자를 쫓고 있다. 경찰은 이 용의자에게 주거침입 미수 간접정범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다. 간접정범이란 책임 능력이 없는 사람이나 범죄 의사가 없는 다른 사람을 이른바 '도구'로 이용해 행하는 범죄나 그 범인을 말한다. 정신 이상자를 꾀어 방화하게 하거나 어린아이를 꾀어 물건을 훔치게 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A씨는 "(용의자가) 얼마 전 세종에서 있었던 일(강간 상황극)을 모방해서 한 건지, 어떤 의도에서 한 건지 정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앞서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 김용찬)는 지난달 4일 주거침입 강간 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B씨(29)에게 징역 13년, 주거침입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C씨(39)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거짓으로 상황극을 꾸며 애먼 여성을 성폭행하게 한 남성에게는 중형이, 실제 성폭행을 저지른 남성에게는 무죄가 선고됐다.





B씨는 지난해 8월 랜덤 채팅 앱 프로필을 '35세 여성'으로 꾸민 뒤 '강간당하고 싶은데 만나서 상황극 할 남성을 찾는다'며 올린 글에 관심을 보인 C씨에게 집 주변 원룸 주소를 일러줘, C씨가 원룸에 사는 여성을 성폭행하게끔 만든 혐의로 기소됐다. 두 남성과 피해자까지 세 사람은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

재판부는 "B씨가 피해자가 거주하는 빌라의 집 주소와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낸 다음 C씨에게 '강간 상황극'을 알려주고 엽기적인 범행을 하게 한 다음 이를 지켜보는 대담성까지 보였다"며 "피해 여성은 그 충격으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B씨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반면 C씨에 대해서는 "자신의 행위가 강간이라고 알았다거나, 아니면 알고도 용인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B씨에게 속은 나머지 강간범 역할로 성관계한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여 유죄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다.

경찰은 용의자 인적 사항을 특정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용의자를 밝힐 만한 단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채팅 방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광주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공용주택은 아무나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 A씨 집 초인종을 누른 남성들은 지금이라도 주거침입 혐의로 처벌할 수 있다"며 "나중에 주범이 잡힌 뒤 처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슬롯사이트=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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